이명과 난청(2211,헬조)

이명, 더 이상 불치병 아냐

입력 2022.11.14 07:45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이명 명의’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

'삐~~~~' '쉬~~~~' '웅~~~~' 예고 없이 귀에서 원치 않는 소리가 들리는 병이 이명이다. 이명이 있으면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명은 많은 사람들이 낫지 않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다면 10년 넘은 오래된 이명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국내 이명 명의로 손꼽히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는 “이명에 대한 교육·상담부터 청각재활, 수술까지 이명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환자에게 딱 맞는 치료를 병합해서 적용한다면 대부분 호전되며, 절반의 환자는 완치가 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명은 왜 생기나? 난청이 주된 원인인가?
이명의 80~90%는 난청 때문에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이명이다. 나머지는 귀 속 근육의 경련, 혈관의 병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다. 많은 사람들이 난청과 이명은 전혀 다른 질병이라고 생각하는데, 근육, 혈관 문제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이 난청과 관련있는 이명이다. 청력은 멀쩡한데 이명이 생겼다고 하는 사람들도 정밀 청력 검사를 해보면 고음역대 난청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난청이 의심될 때는 대화(500Hz~2KHz)를 잘 못 들을 때인데, 보통 대화 음역대보다 높은 음역대부터 난청이 생기기 시작해 난청을 모르고 지나친다.

-난청이 왜 이명을 유발하나?
난청으로 뇌의 청긱중추에 소리가 덜 들어오면 뇌는 일종의 보상작용으로 소리를 채운다. 안들리는 소리를 뇌에서 만들어내서 들리게 하는 것이 ‘이명’인 것이다. 이명은 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뇌의 문제다.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면 환자는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네'라고 인식하게 되고 그 소리에 더 집착하게 된다. 집착하면 이명이 더 잘 들린다. 일종의 ‘이명의 길’이 생기는 것으로 ‘이명 네트워크’가 강화된다고 표현을 한다. 이명 네트워크는 몇 년 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뇌 영상 기능 검사가 발전하면서 등장했다. 이명 네트워크 형성이 안된 사람은 귀에서 불필요한 소리가 들려도 ‘인지’를 못한다. 마치 부엌에서 냉장고 소리가 나지만 듣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명을 느끼게 된 후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이명이 더 악화되고 하루 5분 이상 들리면서 일상에 지장을 받게 된다. 이명 역시 이 네트워크가 더 공고해지기 전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그 전에 청각 저하가 발견됐다면 적절히 관리를 해야 한다.

-이명은 나이 들면 찾아오는 '노화성 질환' 인가?
누구나 이명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이명 유병률은 60대 이상에서 30~40%다. 설령 노화성 난청이 있다고 해도 이명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명은 뇌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뇌는 쓸데없는 정보를 차단하는 기전이 있다. 쓸데없는 소리 신호가 들어와도 잘 못 느끼면 문제가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예민한 뇌'를 가진 사람은 이런 억제 기전이 작동이 잘 안 돼 이명을 한번 느끼면, 이명 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이명이 고착화된다.

이명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                                  난청이 있는 사람이다. 보청기 등으로 청각재활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이명이 생기지 않는다. 이명은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다. 성격이 예민하고 불안을 잘 느끼는 사람은 이명이 잘 생긴다. 교통사고 이후 이명이 생겼다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교통사고로 경추가 자극을 받으면서 귀 속 기관에 영향을 줘 이명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음 환경에 크게 노출돼도 난청이 생기면서 이명 위험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적막한 환경에만 있으면 안된다.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이명을 더 느낄 수 있다.이명이 생기면 단순히 컨디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갑자기 이명이 생기고 하루에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컨디션 문제가 아니므로 병원에 빨리 가는 것이 좋다. 물론 병원에 안가도 되는, 생리적인 이명도 있다. 건강한 달팽이관 유모세포나 청신경계도 이명 신호를 만들어낸다. 하루 1분, 길게는 5분 미만으로 이명을 느낀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명이 점차 심해져서 하루 5분 이상 계속되고 집중, 수면을 방해하거나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난청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난청과 이명은 같이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귀가 먹먹한 등의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5분 이상 지속 된다면 얼른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돌발성 난청이나 저음역대 난청 같이 갑자기 생긴 난청은 빨리 병원에 가서 난청 치료를 받으면 쉽게 회복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양의 스테로이드를 귀 고막에 빨리 주입하는 시술(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혹은 이뇨제를 투여한다.     -이명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먼저 정밀 청력 검사를 한다. 또 갑상선 등 신체 컨디션이 이명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한다. 귓속 근육이나 혈관 문제도 있을 수 있어 MRI 등 영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명은 치료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돌발성 난청 등 급성 난청으로 생긴 이명은 난청을 빨리 치료해 청력이 정상이 되면 90% 이상에서 완치가 된다. 만성 이명이라고 하더라도 이명 네트워크가 너무 강화되기 전에 치료를 한다면 치료가 잘 된다. 적절한 약물 치료나 이명 재훈련 치료, 청각재활 등을 받으면 30~50%에서 이명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명 환자는 대부분 난청이 있기 때문에 청각재활을 병행해야 한다. 난청을 호전시키기 위한 보청기나 이식형 청각기기(중이임플란트, 골도이식형보청기, 인공와우)를 난청 정도에 따라 잘 선택해 정상 청력에 가깝게 잘 피팅해 착용하는 것이 청각재활이다. 청각재활을 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이명이 좋아진다. 나의 경험으로는 이렇게 치료를 잘 하면 80~90%에서 이명이 호전된다. 50%는 완치까지 된다. 이명이 치료가 잘 안된다고 알려진 것은 섬세한 치료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청기를 대충 꽂는 등 청각재활을 제대로 못하면 이명은 좋아지지 않는다. 청각재활을 잘 하다보면 뇌에서 보상 작용으로 보내는 소리가 줄고, 이명 네트워크가 약화돼 쓸데 없는 소리를 잘 안듣게 된다. 나중엔 보청기를 빼도 이명이 안생기는데, 보통 치료 기간은 1년 반에서 2년이 걸린다. 나이가 젊을 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

귀 안에 중이근이 경련하면서 발생하는 이명은 약물, 보톡스 주입술, 수술을 순차적으로 해볼 수 있다. 구개근의 경우도 과도하게 움직이면서 '도로록~' '부시럭~'하는 이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약물, 보톡스 주입술, 수술을 순차적으로 해볼 수 있다. 둘다 치료율은 90% 이상이다. 큰 혈관이 고막을 울려 발생하는 혈관성 이명의 경우도 완치율이 60~70% 된다.

-수술까지 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가?
이명의 유발 인자가 명확하고 수술로 해결할 수 있으면 시행한다. 난청을 동반한 이명의 경우 난청 원인이 만성 중이염, 이경화증(소리를 달팽이관으로 전달하는 이소골이 굳는 병)인 경우가 있다. 만성 중이염이나 이소골의 일부를 제거하는 이경화증 수술을 하면 난청과 함께 이명이 좋아진다.

중이근 경련성의 경우 3~6개월 간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고 재발이 된 경우 보톡스나 수술을 해본다. 수술의 경우 레이저로 경련이 생긴 부위를 절제를 한다.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한데, 너무 큰 소리를 듣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혈관성 이명의 경우 큰 혈관이 고막을 울려서 발생하므로 혈관을 본시멘트 등으로 덮는 수술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혹 때문이라면 혹을 제거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명 재훈련 치료법이란?
이명 재훈련 치료는1988년 영국의 런던대 조나단 하젤 교수가 처음으로 제안한 치료법으로, 현재 이명 치료에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치료는 환자에게 이명 발생 기전과 이명을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을 소상히 교육·상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이명에 대해 알게 되면 불안·우울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이와 함께 보청기 등으로 청각재활을 해 모든 주파수의 소리를 잘 듣게 하고 여기에 불필요한 소리를 듣지 않게 하기 위해 소리발생기를 처방한다. 불필요한 소리는 듣지 않고 들어야 할 소리를 듣게 하기 위한 '적절한 소리 인식의 습관화'가 더해진다. 나의 경우 99년부터 23년간 이명 재훈련 치료를 시행했으며 50% 완치율을 기록하고 있다. 호전율로만 치면 80~90%다.

-이명 환자가 실천해야 할 생활습관이 있다면?.
난청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이어폰이 가장 큰 문제다. 지하철 같이 소음 환경에서 이어폰을 착용하면 볼륨을 키울 수 밖에 없다. 소음 환경에서는 이어폰을 덜 써야 한다. 또한 작업장 등에서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가피할 경우 귀마개를 활용해야 한다. 항생제 등 난청을 유발하는 이독성 약물도 피해야 한다. 갑자기 발생한 돌발성 난청은 빨리 치료해야 한다.

한편, 이명 환자는 너무 조용한 환경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소리가 풍부한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 이명이 자주 들린다면 이명에 집중하기 보다 음악을 틀어놓고 긴장되지 않게 지내야 한다. 음주, 흡연은 이명에 좋을 리가 없다. 카페인은 예민도가 올라가 이명을 악화시킨다. 몸에 해가 되는 것은 피하고 신체 컨디션을 좋게 해야 한다.

-이명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명은 불치병이 아니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명에 대해 잘 알고, 이명 재훈련 치료, 청각재활 등을 병행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이명도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이명을 앓는 기간이 길어지면 완치되기까지의 기간도 길어진다. 이명이 하루 5분 이상 지속되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1/11/20221111021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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